
물가는 갈수록 올라간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1000원 한장만 들고 마트에 가면 선택지가 굉장히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1000원으로는 빵 한개도 못 사먹을 정도로 물가가 올랐다.

그런데 지금 물가에 김치찌개 1인분 3000원, 심지어 공깃밥은 공짜인 곳이 있다면 믿겨질까? 보통 김치찌개가 1인분에 1만원 전후인 것을 감안한다면 남는 것도 없을거다. 실제로 개업 이후 매달 적자를 내는 이곳. 대체 왜 이런 말도 안되는 가격에 장사를 하는걸까?

이쯤 되면 식당 주인이 누구인지 궁금해진다. 주인은 바로 가톨릭 신부님이라고 한다. 몇년 전 고시원에서 굶주림으로 세상을 떠난 청년의 이야기를 접하고는 굶는 사람이 없도록 저렴한 김치찌개집을 차려 선한 영향력을 베풀고 있다고.

1인분에 3000원, 거기다 공깃밥 무한리필.. 남을 리가 없는 구조라 매달이 적자고 힘들었다고 한다. 한번은 아버지와 아들이 식당을 찾아왔는데, 머뭇머뭇 거리더니 "아이가 1년 넘게 모은 저금통을 기부하고 싶다고 합니다"라며 10만원이 넘는 금액을 기부받기도 했다.

또 한번은 식당에서 김치찌개를 드신 아주머니가 "여기 계신 분들 것까지 모두 계산해 주세요"라며 남모르는 선행을 베풀기도 했다고. 계산할 때가 되어서야 그 사실을 안 손님들은 "저도 다음에 꼭 남을 도우겠습니다"라며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한다.

힘든 상황에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유재석을 만나게 된다. 유재석은 방송 도중 "이런 곳은 사인이 아니라 후원을 해야 하지 않나"라고 언급했는데 실제 이후 이 신부님이 운영하는 SNS에 "유재석 님께서 청년문간을 위해 5000만원을 기부해 주셨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게시물을 올려 화제가 되었다.

이어 '마음을 나눕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쌀들이 수북히 쌓여있는 광경도 볼 수 있었다는데, 드라마 '시크릿가든','태양의 후예'등등 메가 히트작을 만들어낸 김은숙 작가의 기부였다고 한다. 무려 10kg 쌀 100포대를 후원했다고.
신부님이 운영하는 식당이니 종교적인 의미가 있을 것 같지만 식당에는 그 흔한 성모상 하나 없다고 한다. 종교의 벽을 허물고 오로지 사람들에게 선행을 베푸는 것에 집중하니 더 많은 사람의 삶이 보인다고 한다.

한쪽 벽에는 "정말 여러모로 감사드립니다","늘 넉넉한 마음 감사드립니다"등등 도움받은 사람들의 포스트잇이 빼곡하게 붙여져 있다.
비록 세상은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약자들은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굶주린 사람을 위해 힘쓰는 이문수 신부님의 앞길을 응원한다.